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전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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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전말(2)
  • 배문호
  • 승인 2021.10.06 10: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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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사업은 어떻게 개발되었나?
배문호 토지주택대학교 겸임교수, 도시계획학 박사
배문호 토지주택대학교 겸임교수, 도시계획학 박사

대장동사업의 정식 명칭은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다. 사업 이름부터 판교를 끼워 넣어 성공적인 신도시로 평가되는 판교의 명성에 무임승차하려는 투기꾼(?)들의 의도가 보인다. 여기서 도시개발이란 아직 도시적 형태와 기능을 지니지 않은 일단의 토지에 도시적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토지의 형태를 바꾸고 용도를 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존의 도시계획법상의 일단의 주택지조성사업, 일단의 공업용지 조성사업, 시가지조성사업,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합, 보완하여 도시개발법이 2000년 제정되면서 새로이 생겨난 개발유형이다. 기존의 신도시 건설은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공공위주의 택지개발이 토지수용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재산권 침해요소가 많다고 하여 토지소유자 중심의 민간 도시개발사업 참여를 확대하자는 취지가 담겨져 있다.

우여곡절 끝에 대장동 공공개발사업을 전담할 도시개발공사에 2014.01.01. 성남시가 전액 출자하여 출범한다. 그러나 도개공의 설립자본금은 50억 원에 불과하였다. 일개 지방정부인 성남시가 많은 사업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LH는 자본금이 40조원이고 이것의 5배에 해당하는 200조원의 채권을 발행할 수 있지만 지방공사에 불과한 도개공은 지방공기업법에 의거 자본금의 4배인 200억 원 정도 밖에 채권을 발행할 수 없다. 15,000억 원이나 드는 사업을 200억 원 가지고는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민관공동사업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도시개발법 규정에 지방공사와 민간업체와 5:5로 공동 개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민간사업자 공모는 2015.02.13. 공고가 나고 2.24일 사업설명회를 하였다. 바로 이 무렵 2015.02월에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설립된다. 3.26일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3개 컨소시엄(하나은행, 산업은행, 메리츠증권)이 신청하였다. 다음날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된다. 여기서 접수마감 하루 만에 사업자선정을 한 것을 가지고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미리 평가지표가 정해져 공고되었고 계량평가는 수치만 대입하면 바로 나오고 비계량 평가는 사업계획과 운영계획,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참여업체가 수십 개도 아니고 3개 컨소시엄 정도면 하루 종일 심사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오히려 접수 후 심사기간이 길어지면 온갖 청탁이나 비리가 난무하게 된다. 여기서 사업자가 선정될 2015년 당시는 '하우스푸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그리 썩 좋은 때가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2015.07월에 탄생한 사업시행사(PFV)가 성남도개공(50%), 민간사업자(50%)가 출자한 SPC성남의뜰이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성남도개공이 50%+1주로 과반이 넘어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었고 민간은 50%-1주이다. 구체적으로는 하나은행 14%, 재무적 투자자인 국민은행, 기업은행, 동양생명보험이 각 8%24%, 하나자산신탁 5%, SK증권 6%, 화천대유1%-1주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화전대유와 SK증권이 보통주로, 성남도개공이 제1우선주, 나머지 투자자는 제2우선주로 참여하였는데 우선주도 의결권을 주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대장동 사업이 초대박을 터뜨리면서 보통주 주주인 화천대유와 SK증권을 통하여 특정금전신탁으로 투자한 천하동인 17호 등 7명에게 그들이 투입한 자본금과 투자금에 비하여 너무 많은 배당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정확한 수지분석은 사업정산서를 봐야 알 수 있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성남시 등 공공이 5,503(57.7%), 민간이 4,040(42.3%)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되어 있다. 공공부문의 도개공 배당이 1,822, 신흥동 공원조성비 2,761, 북측 터널공사비로 920억이고 민간부문은 화천대유가 577, SK증권을 통한 천화동인 177개회사(paper company), 기타 재무적 투자자가 3,463억의 수익을 챙겨갔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은 천문학적인 수익이다. 4,040억 원의 자금의 흐름을 전부 다 밝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사업자금의 전모를 알 수 있다.

여기서 특이하게도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은 2개 지역의 사업을 엮은 결합개발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대장동 210번지 일원 920,467(278,440)이고, 또 다른 지역은 성남시 신흥동에 있는 제1공단 56,002(16,946)부지를 도시공원으로 조성하는 도시계획사업이다. 지방정부인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이익으로 구시가지 공원조성공사를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이 대박(?)이 난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계획가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첫째, 분당과 판교 신도시개발로 기 투입된 도시기반시설(신분당선과 분당선 전철, 용서고속도로, 각종 학교), 편의시설(병원, 백화점)을 무임승차한 것이다. LH가 파주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제2자유로 건설과 13개 연결도로 정비 및 확장에 약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사례에서 보듯이 신도시 건설에는 도로망 확충에 많은 토목사업비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대장동은 분당과 판교의 도로망에 무임승차하여 비용이 현저히 적게 들어갔다.

둘째, 사업지구 규모가 거의 같은 27만평의 대구시 대곡지구와 토지이용계획을 비교해보면 대장동지역은 학교시설이 초·중등학교 복합부지로 오직 1개만 구획되어 있다. 학교는 보통 조성원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학교시설을 적게 배치할수록 사업성이 좋아진다. 이에 반하여 대곡지구는 초등4, 중등2, 고등2개로 총8개나 있다. 실로 많은 차이가 난다. 대장동에 공급된 주택수가 5,904호인 데 통상 학교는 3,000호 마다 초·중등학교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데 6,000호를 넘기지 않은 선에서 꽉 채워서 주택을 건설하고 학교는 줄여서 사업수지가 많이 개선된 듯하다. 도시계획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공공성은 무시된 토지이용계획이다.

셋째, 대장동지구는 토지이용계획상 아파트부지 12개 블록, 연립주택부지 3개 블록으로 총15개나 된다. 지나치게 주택건설 위주였다. 이와 규모가 같은 대곡지구는 아파트부지가 9개 블록으로 되어 있다. 연립주택부지를 제외하고 아파트 블록 3개나 더 많아 사업성이 매우 좋은 토지이용계획이다. 그리고 분양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블록이 10개이고 임대단지는 단 2개에 불과하다. 대곡지구는 분양이 5, 임대가 4개 블록이다. 결론적으로 대장지구는 철저한 사업수익만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 도시계획으로 되어 있었다. ·허가 관청인 성남시와 성남시 교육청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

넷째, ‘성남의뜰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후 2016.11.08.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이후가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부동산의 대세 상승기였다. 대장동지역은 2015년 이전에 시행사 주요인물들이 이미 지주사업으로 토지를 거의 확보하고 있었고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미친 듯이 상승하였기 때문에 큰 사업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또한, 이 시기는 저금리시대로 재무적 투자자들이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든 점도 있다.

다섯째, 이러한 부동산개발 사업을 해보면 사업진행에 지장을 주는 3대 복병이 있다. 분묘이장, 송전탑이설, 문화재발굴이 바로 그것이다. 대장동 사업은 전직 지검장, 변호사, 법조인, 언론인, 국회의원 자녀들을 돈을 매개로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러 3대 복병을 일사천리로 해결한 것도 한 이유이다.

  생각해보면 인.허가 관청에서 도시계획적인 관점에서 주민들의 공간복지를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 검토하였더라면 이러한 천문학적인 개발수익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전말(3)에서는 대장동사업에서 배우는 교훈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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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신 2021-10-06 11:05:54
국민 최대 관심사를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기사화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전문가로서 사명이라 나름 생각합니다.
(3)도 그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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